티스토리 툴바

포기할 수 없는 이유...

my diary | 2012/03/08 01:50
Posted by heeya♡


난 한 번도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 적도 없다.
애당초 인생 계획에도 없었다.

난 항상 직업 여성으로 살아가는 꿈을 꿨고, 나의 인생 계획도 거기에 맞춰 세웠다.
오래 오래 해먹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도 아이는 내 손으로 직접 키우고 싶었다. 

그래, 지금 내 아이는 내가 직접 키우고 있다. 그런데 난 전업주부다.
원래 계획에 없던 전업주부로 살아서인가.
특별히 하는 게 없는데도 항상 마음은 급하고 조바심이 난다.

겉으론 몸이 피곤해 지쳐 보이지만 실은 마음이 더 지쳐있다.
힘든 육아때문에? 그래, 적어도 돌 전까지는 그랬다.
끝없는 집안일때문에? 이건 평생토록 남는 숙제이지 않을까 싶어 포기했다.
원래 끝이 없으니 끝을 낼 것도 없다. 그냥 조금씩...
그런데 뭐 때문에 지쳐있나? 시댁문제? 전혀. 남편이 속썩이나? 아니.

곰곰히 며칠 동안 생각해봤다.
대체 뭐가 나를 이렇게 조바심나게 하고, 불안하게 하는지.
일을 하지 않고, 발전해나가지 않는 내 모습에 불안해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일에서 얻는 성취감이 곧 즐거움이었고, 승진과 올라가는 월급이 나의 기쁨이었으며, 
새로운 분야와 영역에 도전이 나의 발전을 의미했다.
이어 오래토록 해 먹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토대이기도 했다.
그런데 난 지금 전업주부이다.




전업주부로서 프로가 되기 위해, 육아를 하는 엄마가 공부를 해야 할 지금 시점에
콩밭에 가 있는 내 마음때문에 난 여태 괴롭고 불안했던 거다.
일을 하면 되지 않냐구? 터전이 바뀌면서 그것도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그 꿈을 잠시 접어두면 되지 않냐고? 그렇다.
그런데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겉으로는 잠시 접어둔 듯 그렇게 살고 있으나
내 마음 속 깊은 속에서는 계속 나를 자극한다.

너 지금 뭐하냐고, 이러다 자꾸만 뒤처지는데 가만히 있을거냐고!
도태되는 듯한 나를 견디지 못하는 거다.
그렇다고 엄마 노릇을 잘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만 엄마 공부에 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도
내 손은 육아서적보다 전공서적과 다른 책들에 손이 간다.

포기할 수 없다. 아니, 포기가 안된다. 그래서 너무 괴롭다.
언제쯤 포기가 될까? 포기가 아닌 잠시 접어두는 것도 왜 나는 용납하지 못하는가? 

왜.... 접어두었다가 다시 펼쳤을 때 내가 발붙일 곳, 다시 나아갈 곳이 없을 것 같다는 불안함이다.
예전에 수월하게 읽던 책 한 문단을 읽고 이해하는 게 벅차다.
쉽게 읽던 영어 원서가 읽혀지지 않는다.
남의 말을 들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내 상태가 나의 불안함을 더 들쑤시고 있다.

자꾸만 불안해진다. 내가 나아갈 곳이 없어질까바.
그냥 집에서 평생 밥하고, 애들 뒷바라지만 하고, 남편 뒷바라지만 하다
시간이 오래 지난 후 허무함, 후회가 나를 괴롭힐때
나는 나에게 뭐라 변명할까?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고? 

열심히 사는 건 인생에 대한 기본적 예의.
계획에 없던 모습으로 인생을 채워갈 내가 용납이 안되나보다.
어떡해야 하나.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my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기할 수 없는 이유...  (0) 2012/03/08

연애에 목숨걸지 마라

my essay | 2011/12/17 03:04
Posted by heeya♡
2010.01.08 작성.

「연애에 목숨을 걸어? 왜?!」이렇게 제목을 달고 나니, 내가 마치 연애에 대단히 회의를 품고 있거나 좋지 못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한 어감이 있다. 하지만 나 역시 지금 연애 중이다. 미리 밝혀 두자면, 난 연애에 대해 대단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내가 다만 좋지 못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내가 언제 30대를 대표하는 여자이야기를 쓰게 됐냐는 거다. 언제가부터 이렇게 난 나이 먹지 않았다고 발버둥쳐봤자, 만 나이로 어떻게 한 살 까먹으려고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게 됐다. 어쨌든 겸허하게 받아드리고, 30대 여자로서 나의 이야기들을 써가고자 한다.
 

연애의 묘미, 밀고 당기기? 그래서 주도권은 니가 잡았니?

어릴 때...10~20대 때는 몰아치는 감정의 폭풍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맨 적이 많다. 내 마음을 표현하고, 전달하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상대의 마음에 더 집중한다. < 지금 저 사람은 내 생각을 할까? >, < 나를 배려하기는 하는 거야? >, < 나를 사랑하기는 하는 거야? > 등의 질문은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 집중하는 듯 하지만 이 물음들은 온전히 상대의 마음에 집중하고 있는 물음들이다. 결국에 내가 더 괴로워지는 물음들인 것을... 그럼, 넌 했냐?

한 순간 자존심 내려놓고, 내 마음 온전히 드러내 놓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던가. 왜 항상 진심은 그게 아닌데, 삐뚤어진 질문들과 왜곡된 물음들로 내 마음과 상대방을 괴롭혔을까. 일종의 밀고 당기기 또는 주도권을 쥐고 싶어서? 상처받기 싫어서 가드치는 건가? 말 한마디로 먼저 상대의 심중을 물으면 될 것을 쓸데없이 혼자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러다가 혼자 결론낸다. 그게 마치 서로가 의논한 결과인 것 처럼, 막상 들여다 보지 못했으면서 내가 상대의 마음을 다 들여다본 듯.... 혼자 내린 결론이 사실이 되어 버린다. 결국 주도권을 잡으려 시작한 싸움은 내가 먼저 상대에게 내놓은 꼴이다.

이러고 나면 항상 후회한다. 내 진심은 그게 아닌데... 말을 잘 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미 상처는 받았고~ 그래놓고 항상 상대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내 마음... 이게 뭔가... 그래 놓고, 다른 사람 만난다고 상황이 달라지나. 오히려 더 강화된다. 상처받은 마음에 또 상처받기 싫어서... 이제 그러지 않아야지 하지만, 이미 내 마음은 그러고 있고... 잘못된 습관일 수록 더 쉽게 버리기 힘든 것 같다.
 

이제 귀찮다. 그냥 있는 그대로가 좋아.

말 그대로 이제 귀찮다. 매일 매일 가슴 설레이는 것도 힘들고, 매일 매일 단장해서 예쁘고 보이고 싶은 것도 귀찮고,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혼자 고민하는 것도 힘들다. 그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에 집중하고, 내 마음에, 내 생활에 집중하고 살아간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 상대의 마음을 구속하지 않고, 나의 마음을 구속당하지 않으니 이 얼마나 자유로운가.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이야기하고, 귀를 기울이니 따뜻하고 편안하다.

예전의 경험들이 쌓여 이제 둔감해진 건가? 아니면 노련해진 건가? 어쩌면 그 어느 것도 아닐 수 있다. 난 가끔 그저 내가 이런 나이가 되어서 지금 나의 모습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상대의 마음에 집중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내 마음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는 착각 말이다. 하지만 어떤 하나의 원인이 영향을 미쳤다기 보다는 나의 마음의 과거, 나이, 환경 등이 나를 변화시킨 걸 거다.

이제는 20대의 격정적인 또는 불꽃같은 사랑이라는 말을 들어도 벅차다. 어제 퇴근길에 라디오를 듣는데, 이런 말이 귀에 들어왔다. "20대에 꼭 해야 할 연애." 어느 나이 대에 꼭 해야 할 것은 없다. 어느 나이대에도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단지 그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을 뿐이다. 결국 같은 말이긴 하나, 나의 선택과 관련없이 경험하게 되며, 그 때가 아니면 제대로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의미이다.
 

연애에 목숨을 걸어? 왜?!

연애에 목숨을 왜 걸어!? 언제는 그 사람 없이 살지 못했나? 죽긴 왜 죽어!? 라고 외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래, 실제로 죽을 듯 사랑하지만 헤어져도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목숨을 걸 만큼 사랑하는... 그 존재감이 너무 커서 이제는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사랑은 있다. 연애에 목숨은 걸지 말자. 연애에 내 온 진심을 걸자. The End.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아줌마, 아름다운 '여자'가 되자.

my essay | 2011/12/17 03:01
Posted by heeya♡


난 결혼과 임신 6개월차에 들어선 초보 '아줌마'이다. 아줌마가 된지 오래 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 아줌마가 경력을 따지더냐. 이 '아줌마'라는 단어가 나를 지칭하게 된 것이 몇 달 되지 않아 아직은 어색하다. 말 뿐이라도 아가씨라고 불렸으면 좋겠는데, 불러오는 배 때문에 이제 길에 나가면 어느 누구도 '아가씨~'라고 부르지 않는다. '어머님~', '저기요~', '새댁~' 이라는 호칭들이 붙어다니지, 어디에서도 '아가씨~'라며 나를 불러주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우리 신랑까지도. 아주 가끔 '아가씨~'라고 불러주지만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제 난 튼튼이(우리 아기 태명) 엄마이면서 한 남자의 아내인 것이 어색하지 않으며, 이들로 인해 행복하기 때문이다.  

아줌마가 되기 전에는  '아줌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부담스러웠다. 내 의사와 무관하게 결혼하면 자연스럽게 나도 그런 아줌마가 되는 거니까. 오죽하면 우스갯소리로 아줌마를 남자, 여자 외 제 3의 성이라고 말할까. '난 그런 아줌마가 되지 않을테야!' 라고 울부짖어 봤자 난 이미 아줌마다.  

결혼 전에는 살을 빼서 날씬한 몸매와 갸름한 얼굴, 투명한 피부를 가꾸는데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아줌마들은 그런 걱정과 고민을 덜 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내가 '아줌마'가 되고 보니 아줌마들도 역시 주름살 때문에 고민이고, 기미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며, 뱃살 때문에 열심히 몸매 관리를 하려고 하는 여자 임을 새삼 깨닫는다. 더군다나 임신한 몸에 살이 붙고,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니 더욱 외모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지금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무의미하며, 기미 관리를 위해 레이저를 할 수도 없고, 미간에 잡히는 주름을 예방하기 위해 보톡스 주사를 맞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껏 내가 지금 내 몸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과식하지 않고, 일주일에 3번 임산부 요가를 열심히 다니고, 살이 트지 않게 튼살 오일과 크림을 틈틈이 바르며, 썬크림을 챙겨바르는 것이 전부이다.  

그리 멀지 않은 출산 이후 바뀌어 있을 내 몸을 생각하면 조금은 두렵고, 회복되지 않으면 어쩌나 겁나고, 올라온 임신성 기미가 제자리를 잡고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나 임신 중인 지금은 아이와 한 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아이와 떨어진 온전히 내 몸뚱아리만 덩그러니 남았을 때 '난 어떡해야 하나...'라는 걱정이 앞선다.

배와 허벅지, 엉덩이에 튼살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열심히 운동하면 탄력이 생겨 튼살도 감추어질까? 임신 중에만 짙어진다는 기미는 정말 출산 후 완화될까? 임신 중에 찐 몸무게는 출산 후 모유수유를 열심히 하고, 운동을 하면 정말 다 빠질까? 내 주변에 나보다 경력이 오래된 아줌마들을 보면 절대 모두 긍정적인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결국 출산 후 정!말! 꾸준하게 열심히 운동하고, 관리하는 사람만이 자신있게 '그럼, 당연하지!'라고 대답해 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과 출산이라는 경험이 기쁘다. 또 그 반면 이 경험이 나를  완전히 바꿔놓는다는 사실이 두렵다. 내 바디라인, 체질을 바꿔놓고 심지어 내 성격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벅차다. 바뀐다면 미스 때 보다 더 아름다운 여자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멋진 S라인과 V라인이면 더 없이 고맙겠지만 그냥 '예쁜 여자'가 아니라 "성숙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그런 여자 말이다. 아줌마, 스스로 여자이기를 포기하지는 말자.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 바로 '아줌마'이니까. The End.


 

2010/10/20 작성.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블로그 이미지

heeya♡

heeya♡의 소소한 이야기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
my diary (1)
my essay (4)
my baby (0)
my friends (0)
my review (0)
my travel diary (0)